거제 산사태, 새벽을 덮친 800mm 물폭탄의 현장
광복절 연휴였던 8월 15일 자정부터 17일 오전 8시까지, 경남 거제시에는 무려 805.7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솔직히 숫자만 봐도 믿기가 어렵더라고요.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1,300mm 안팎인데, 단 3일 만에 그것의 60%가 넘는 비가 한 지역에 집중됐다는 거잖아요.
특히 17일 오전 1시 32분부터 불과 1시간 동안 124.5mm의 극한호우가 기록됐습니다. 1972년 거제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54년 만에 세워진 1시간 최다 강수량 신기록이에요. 기상청 기준으로 시간당 100mm 이상이면 도로 위 차량이 물에 뜨기 시작하는 수준인데... 그게 실제로 벌어진 거죠.
SNS에는 새벽에 찍힌 영상들이 빠르게 퍼졌는데요. 계곡처럼 변한 도로, 대형마트 앞에서 고립된 시민들, 절반 이상 잠긴 차량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습니다. 저도 아는 지인이 거제 근처에 살아서 연락해봤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거제 산사태 피해 규모 – 새벽 4시 42분의 비극
8월 17일 오전 4시 42분, 경남 거제시 옥포동 A 아파트 뒤편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8~15층짜리 6개 동, 총 384세대가 사는 대단지 아파트였는데요. 흙더미가 104동 1~2층을 덮쳐버렸어요.
소방 구조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해 부상자 2명을 먼저 구조했고, 5시 50분께 또 다른 주민 한 명을 발견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어요. 사망 1명, 경상 3명이 이번 거제 산사태의 인명피해 집계입니다.
같은 날 오전 5시 3분,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60대 여성이 자택 화장실로 토사가 들어오면서 매몰됐는데요. 인근 주민 신고를 받은 통영해경이 1시간 30분 만에 구조했어요. 두 다리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이재민이 된 거제 주민들 – 대피소의 하룻밤
산사태 피해 아파트 3개 동 주민들은 인근 성지중학교 1층 급식소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대피소에는 150여 명이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새벽에 대피한 탓에 대부분 가벼운 옷차림이었고, 잠 한숨 못 잔 주민들이 급식소 구석에 돗자리를 깔고 누운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해요.
아파트 부녀회장 윤경애(66) 씨는 "살면서 우리 아파트에 이런 일이 생긴 건 처음"이라며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고 했어요.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주민도 있었고, 휴대폰으로 계속 기상 예보를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근데 비가 계속 내리는 바깥을 보면서... 얼마나 막막했을까 싶더라고요.
42세 황 씨는 "굉음을 듣고 곧바로 아파트에서 뛰쳐나왔는데, 새벽이라 갈 데가 없어서 비를 맞고 밖에 서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대피가 좀 더 빨리 이뤄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 상황이에요.
거제·통영 집중호우 피해 접수 및 구조 현황
| 거제 | 1,634건 | 9건 | 126명 |
| 통영 | 313건 | 11건 | 10명 |
| 합계 | 1,947건 | 20건 | 136명 |
위 표를 보면 거제에서만 1,634건의 신고가 쏟아졌다는 게 실감납니다. 통영까지 합하면 거의 2천 건에 육박하는데요. 소방당국이 인력 170명과 장비 62대를 동원해 총 136명을 구조했습니다. 정말 대규모 재난 상황이었던 거죠.
거제 산사태 원인 분석 – 왜 이렇게 집중됐나
사실 경남 남해안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건 매년 반복되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번엔 규모가 달랐습니다. 광복절 연휴 3일 동안 거제에만 800mm가 넘는 비가 쏟아진 건 기후적으로도 이례적인 현상이에요.

| 거제 | 802.0mm | 1시간 최대 124.5mm (신기록) |
| 통영 | 662.8mm | 산사태 1건 발생 |
| 부산 | 196.3mm | - |
| 창원 | 168.7mm | - |
| 울산 | 126.0mm | - |
위 표에서 보듯이, 거제와 통영의 강수량이 주변 지역과 비교해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부산·창원·울산이 200mm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거제 800mm는 말 그대로 이례적인 집중 현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막대한 강수가 특정 지역에만 쏟아지는 게 최근 몇 년 사이 자주 나타나는 패턴이 됐죠.

조선업 생산에도 영향 – 한화오션·삼성중공업 차질
거제에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폭우로 두 곳 모두 출근이 불가한 상황이 됐어요.
한화오션은 전사방재종합상황실을 통해 "집중호우로 인해 거제 관내 도로가 통제 중이라 출근이 불가하다"고 공지했고, 삼성중공업도 특근 근로자들에게 "출근하지 말고 대기해달라"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이미 물에 잠긴 도로, 토사에 파묻힌 차량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라 당연한 조치였겠지만... 생산 차질은 피할 수 없게 됐네요.

교육시설·도로 피해까지 – 거제 전역이 마비 수준
학교 시설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거제 외간초, 용소초, 장평초, 통영중학교의 건물 1층과 주차장이 침수 피해를 입었어요. 아이들 등교 준비하다가 이런 뉴스를 접하면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도로 곳곳에도 토사가 쏟아지고 일부 구간은 유실됐습니다. 연초면 송정리 송정터널 인근에서는 산사태로 차량이 토사에 파묻히는 일도 발생했어요. 고현동, 수월동, 옥포동 등 거제 시내 곳곳에서 고립된 주택과 차량에서 구조 요청이 이어졌고, 당시 소방 신고 접수가 폭주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예보는 – 18일까지 비 계속
기상청은 18일까지 경남 서부 남해안을 중심으로 100mm 이상의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거제시·통영시에는 시간당 50~100mm의 강한 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2차 피해 우려가 큰 상황이에요.

현재 남해군, 사천시, 고성군, 통영시, 거제시 등 5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김해·양산·창원·진주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산간 지역이나 저지대 거주자는 즉시 대피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호우경보 | 남해군, 사천시, 고성군, 통영시, 거제시 |
| 호우주의보 | 김해시, 양산시, 하동남부, 창원시, 밀양시, 진주시 |
위 표를 보면 현재 경남 남해안 전역이 호우 경보 또는 주의보 구역에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거제·통영은 호우경보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 거주자분들이나 방문 예정인 분들은 기상 정보를 계속 확인하셔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이동은 금물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집중호우가 이제는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재난이라는 걸 다시 실감하게 됩니다. 거제 산사태처럼 예측을 벗어난 극한 강수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거지 주변 산사면 현황을 평소에도 점검해두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아요. 피해 입으신 거제 주민분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