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인데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올해 처서 날씨 정리
솔직히 처서라고 하면 뭔가 시원해질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24절기 중에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날이 처서인데, 올해도 그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저도 오늘 아침에 나왔다가 이게 정말 8월 하순 맞나 싶었습니다. 후텁지근한 게 영락없는 한여름이에요.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처서 당일인 23일에도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21~26도, 낮 최고기온은 29~34도까지 오를 거라고 해요. 평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입니다. 수원 같은 수도권 일부와 강원 남부 내륙, 충청권,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는 폭염특보까지 발효 중이에요.
처서 전후 주간 기온 전망 — 다음 주도 안 꺾인다
기상청 중기전망을 보면 처서 이후인 24~30일 사이에도 아침 기온 20~26도, 낮 기온 27~34도로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 유지된다고 하는데요. 이게 진짜 문제예요. 예전에는 처서 지나면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슬슬 오기 시작했는데, 근래 몇 년은 그런 게 없어요.
| 8월 21일 (오늘) | 21~26도 | 28~35도 | 수도권 새벽 비 예보 |
| 8월 22일 (토) | 21~26도 | 28~34도 | 소나기 가능 |
| 8월 23일 (처서) | 21~26도 | 29~34도 | 체감온도 33도 |
| 8월 24~30일 | 20~26도 | 27~34도 | 열대야 가능성 |
위 표를 보면 처서 당일은 물론이고 그다음 주까지도 낮 기온이 34도에 달하는 날이 있을 거라는 게 보이죠. 평년 최고기온이 27~30도 수준인 걸 감안하면 올해 늦더위는 평년보다 4~5도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처서 매직이 사라진 이유 — 북태평양고기압이 범인
근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기상청 설명을 보면 지난 15~17일에 남해안 중심으로 비를 뿌렸던 저기압이 동쪽으로 물러나면서, 그 빈자리를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며 채우고 있다고 해요.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니 기온이 내려갈 틈이 없는 거죠.
기상청 공상민 예보분석관도 브리핑에서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지고 그 자리를 북태평양고기압이 채우면서 앞으로 더위가 날씨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요. 쉽게 말해, 여름 더위를 밀어낼 세력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거기다 대기 상층에는 찬 공기, 하층에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자리 잡으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서 소나기도 잦겠다고 해요. 비가 와도 잠깐 떨어졌다가 금방 다시 오르는 식이라 별 소용이 없는 상황이에요. 사실 이런 패턴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에요.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거든요.
처서 기온 역대 기록 — 3년 연속 신기록 가능성
기상청이 배포한 1973~2025년 처서일 기온 자료를 보면, 지난해 처서(2025년)의 전국 평균기온은 28.3도로 관측 이래 역대 최고였어요. 그 전년도인 2024년 기록(28.1도)을 딱 1년 만에 경신한 거죠. 최고기온도 33.8도로 역대 신기록이었는데, 이전 기록은 무려 1985년의 32.8도였다고 하니까 40년 만에 뒤집어진 거예요.
| 1985년 | - | 32.8도 | 종전 최고기온 기록 |
| 2024년 | 28.1도 | - | 종전 평균기온 기록 |
| 2025년 | 28.3도 (역대 최고) | 33.8도 (역대 최고) | 2년 연속 기록 경신 |
| 2026년 (예보) | - | 29~34도 예보 | 3년 연속 경신 가능? |
위 표에서 보듯이 2024년과 2025년에 2년 연속으로 처서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는데요. 올해 예보대로 낮 최고기온이 34도 수준을 유지하면 3년 연속 기록 경신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서울은 특히 지난해 처서 전날 밤 최저기온이 27.4도를 찍으면서 역대 최고 열대야 기록을 세우기도 했어요.
청주 무심천엔 코스모스가 폈는데 — 절기와 현실의 온도차
그나마 뉴스에서 반가운 장면도 있었는데요. 충북 청주 무심천 꽃정원에 황화코스모스가 만개해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난다는 사진이 올라왔더라고요. 눈으로는 가을인데 체감은 여름인,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에요.
처서는 원래 '더위가 그친다'는 뜻의 절기인데, 최근 들어서는 그 의미가 점점 무색해지고 있는 거죠. 기후 변화가 우리가 오랫동안 믿어온 절기의 감각까지 바꿔놓고 있는 것 같아서 솔직히 좀 씁쓸하더라고요.
처서 이후 지역별 날씨는? — 도시별 기온 차이도 주목
도시별로 보면 온도 차이가 꽤 나요. 오늘(21일) 기준으로 서울 24~30도, 인천 24~29도, 대전 24~32도, 광주 26~35도, 대구 24~33도, 울산 25~32도, 부산 25~33도로 예보됐습니다. 특히 광주와 부산, 대구 쪽은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치솟는 곳도 있어서 남부 지방 분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에요.
| 서울 | 24도 | 30도 |
| 인천 | 24도 | 29도 |
| 대전 | 24도 | 32도 |
| 광주 | 26도 | 35도 |
| 대구 | 24도 | 33도 |
| 울산 | 25도 | 32도 |
| 부산 | 25도 | 33도 |
위 표를 보면 광주가 35도로 가장 높고 인천이 29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에요. 같은 날 같은 나라인데 체감 차이가 6도나 나니까, 지역에 따라 여름 강도가 꽤 다르다는 게 느껴지죠. 더위에 취약하신 분들은 오후 낮 시간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겠습니다.
처서 전후 비 소식은? — 비가 와도 소용없는 이유
비 소식은 있어요. 21일 새벽부터 22일 오전 사이에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비가 내리고, 충청과 전북 북부 쪽에도 21일 새벽과 오전 사이 비가 오겠습니다. 예상 강수량은 서해5도 30~80mm, 인천·경기북부 10~60mm 정도로 제법 되는 편인데요.
문제는 비가 그쳐도 기온이 금방 다시 오른다는 거예요. 대기 상층 찬 공기와 하층 고온다습한 공기가 같이 있으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에, 소나기 형태로 내리다가 그치고 또 더워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거거든요. 제가 예전에 비 오면 좀 시원해지겠지 기대했다가 비 그치고 더 찐득해진 경험이 있는데, 올해도 그럴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올해 처서는 '처서 매직'은 없고, 늦더위만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기상청이 북태평양고기압 확장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당분간 더위가 날씨의 중심이 되는 건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하시고, 야외 활동은 아침 일찍이나 저녁 이후로 조정하시는 게 좋겠습니다.